전체 글54 마마의 신비와 공덕 같이 있어 미운정이라도 든 것일까? 조선시대에는 천연두에 걸렸다가 나으면 마마신을 보내는 굿을 하였다. 아픔을 가져오고 죽음의 문턱까지 이르게 한 병이 떠나간다고 굿을 열었다니 이해하기 어렵다. 도대체 어떤 심정으로 했을까? 제발 뒤돌아보지 말고 말없이 가시라는 마지막 간절함으로 이해해야 할까. 사대부 중에도 굿판을 외면하면서도 ‘송두신문(送痘神文)’이라는 글을 지어 마마신을 직접 전송한 자들도 많았다. 그들에게 마마신은 어떤 ‘신(神)’일까? 보통 유자(儒子)에게 ‘신’이란 선한 존재들이다. 귀신을 음양의 조화로 이해하는 신유학에서 귀신은 만물을 생성시키는 기(氣)의 신비한 작용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전제에서 본다면 사람을 아프게 하고 죽음에 이르게 한 마마를 신이라 부르기 어려울 것이다. 이런 점을 .. 2020. 7. 26. 동아시아의 희생제의 https://www.mosinsaram.com/455 동아시아의 희생제의 종교문화비평총서 08 동아시아의 희생제의 ■ 이 책은… 동아시아 종교 전통에서의 ‘희생제의’ 사례를 각 종교 의례 속에서 찾아서 그 의미와 특성을 구명하였다. 일반적으로 서양 고대 종교 www.mosinsaram.com 2020. 6. 15. 전염병을 피하여 거처를 옮기다 1623년에 옥담(玉潭) 이응희(李應禧, 1579~1651)는 전염병이 걸린 아내와 자식을 집에 두고 어머니만을 모시고 다른 마을로 피신하였다. 그때 자신의 처지를 다음과 같이 읊었다. “처자식 소식은 매우 걱정이 되고(妻孥消息堪疑惧) / 친구들 서신은 끊어져 적막하구나(親舊音書斷寂寥)/담장 틈으로 매양 약만 넣어줄 뿐이니(墻隙每令投藥物)/집안에는 땔나무나 있는지 늘 염려되네(家間長念絶薪樵)” (이응희 지음, 이상학 역, 옥담유고(玉潭遺稿), 소명출판, 2009, 한국고전번역원 한국고전종합 DB 참조) 염병에 걸려 격리된자 자와 이를 피하여 다른 지역으로 옮긴 자, 그 사이 담장의 틈이 가족이란 관계 속에서 애잔함을 전한다. 병을 피해 안전한 곳으로 옮겨 머무는 것을 피우(避寓) 또는 피접(避接)이라.. 2020. 6. 15. 해남 표충사의 제향 남도 끝 해남의 대흥사에 가면 '표충사'라는 사당이 있다. 해남 표충사는 휴정(休靜, 호 서산西山, 1520-1604)을 주향(主享)으로 하고 유정(惟政, 호 사명당四溟堂, 1544-1610) 처영(處英, 호 뇌묵雷默, 미상-미상)을 배향한 사당이다. 참고로 밀양 표충사는 사명당을 주ㅇ향을 하고 휴정과 영규(靈圭)를 모신 사당이다. 10여 년 전 한국종교문화연구소에서 대흥사에 템플스테이를 하러 간 적이 있는데 그때 나도 참여하였다. 그때 두륜산에 더 심취했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사찰 내에 유교식 사당이 있는 것을 보고 의아해했다. 언젠가 한번 자세히 살펴봐야지라는 막연한 생각만 했다. 그런데 작년에 본격적으로 살펴볼 기회가 생겼다. 진설도를 보고 연구를 시작했지만 조선시대 사찰 내 국가 제사의 모습을 .. 2020. 1. 19. 이전 1 2 3 4 5 6 ··· 1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