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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의 제사/진전2

문소전과 상식(常食) 문소전은 애초 태조비(太祖妃) 신의왕후(神懿王后)의 초상화를 봉안하고 제향을 거행하였던 진전(眞殿)이었다. 당시 진전의 건물 이름은 인소전(仁昭殿)이었는데 태조 사후 그의 혼전으로 사용되면서 문소전으로 그 이름이 바뀌었다. 이후 종묘에 태조의 신주를 옮긴 후에는 이곳에 태조의 초상화를 모시고 원묘로 삼았다. 한편, 1420년(세종 2)에 승하한 태종비 원경왕후(元敬王后)의 혼전(魂殿)이었던 광효전(廣孝殿)도 태종 사후에 그의 혼전으로 사용되었다가 부묘 후 원묘로 지속되었다. 그러나 초상화를 모셨던 문소전과 달리 광효전은 위판(位版)을 봉안하였다. 원묘는 종묘 외에 건립된 왕 또는 왕후의 사당을 가리킨다. 고려시대에는 종묘 외에도 왕의 초상화를 모신 사당이 여러 곳에 있었다. 조선 초기 태조의 문소전은 고.. 2016. 1. 24.
전주와 경기전(慶基殿) 경기전을 찾아 전주에 처음 갔을 때 나의 눈에 먼저 띤 것은 경기전이 아닌 전동성당이었다. 100여 년 전 단층의 기와집이 길게 늘어선 전주 시내에 30미터가 넘는 성당이 세워졌을 때에 사람들의 반응은 어떠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서울의 명동 성당 역시 조선후기 대표적인 진전 중 하나였던 영희전永禧殿에 근접하여 세워졌다. 이국적이고 중세풍인 성당을 들어서면 예수와 마리아를 비롯한 여러 성인들의 사실적이고 생동감 있는 상에도 자연스레 눈이 간다. 가톨릭이 중심이었던 중세 유럽 사회에서 인물을 표현한 초상화나 조각상은 너무나 쉽게 만날 수 있는 대상 중 하나이다. 반면 우리 전통 문화, 특히 조선시대 문화에서 인물화는 매우 제한적으로 생산되었다. 또한 초상화가 제향에서 사용되는 경우도 흔치 않았다. 이런 문화.. 2014. 6.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