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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제사/환구단

대한제국과 환구단

by 갈뫼길 2008. 4. 24.

서울시 시청 앞 광장에서 명동으로 넘어가는 소공동길의 조선호텔 옆에는 주변의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팔각 지붕의 삼층 건물이 있다. 이 건물은 1897년 대한제국이 성립하면서 새로 세운 환구단(圜丘壇)의 부속 건물로 황천상제(皇天上帝), 황지기(皇地祇), 태조(太祖)의 신위를 보관하던 황궁우(皇穹宇)이다.

하늘에 제사지내던 환구단은 일제에 의해 1913년에 헐리고 그 자리에 철도호텔이 들어섰다가, 해방 후 조선호텔로 이어졌다. 성스러운 금기의 장소가 이방인들의 잠자리로 변해버린 이 역사의 현장은 개항 이후 우리 역사의 아픈 상처를 잘 대변하고있다.

아래 사진은 1900년대 소공동 모습을 원거리에서 찍은 사진이다. 현재 건물에 싸여 그 높이를 알 수 없는 소공동 지역이 사진에는 사방에서 바라볼 수 있는 높은 언덕으로 드러나고 있다. 대한제국기 건립된 환구단은 도성 중심의 언덕과 황궁우의 3층 건물이 보여주는 수직적 높이를 통해 황권과 제국의 이미지를 고양시킨 제장(祭場)이다.

유교 경전에서 제천의례의 공간은"원구(圓丘)" 또는 "교(郊)"로 나와있다. 원구는 둥근 언덕을 가리키며, 교는 도성 밖 교외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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