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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문화

원조오잠(元朝五箴)

by 갈뫼길 2007. 2. 9.

양력으론 벌써 한 달이 훌쩍 지났다. 1월 1일 다짐했던 것이 벌써 빛을 잃고 있다. 조금 있으면 설이 다가온다.

그래 새해의 시작은 이때부터야. 낙심과 상처를 지우기 위해 회적 이언적이 27세의 새해 아침을 맞이하며 지었던 원조오잠을 읽어본다. 마음에 새기듯 서툰 솜씨로 번역해 본다. 원조오잠은 서문과 외천(畏天), 양심(養心), 경신(敬身), 개과(改過), 독지(篤志)의 다섯 주제로 되어있다. 그 중 서문과 독지에 관한 잠만 실어본다.

원조 오잠(元朝五箴)

옛 성현들은 덕을 진척시킬 때

하루라도 자신을 새롭게 하지 않은 적이 없고

한 해라도 스스로를 변화시키지 않음이 없으니

날마다 부지런히 힘쓰고 죽은 이후에야 그만두었다고 들었다.

이는 사람 된 도리를 다하여 하늘이 부여한 것을 저버리지 않으려는 것이다.

내가 태어난 지 27년이나 되었다.

행실이 법규에 맞지 않고 언어가 법도에 자주 어긋나

배우기를 애써나 도는 이루어지 않았다.

나이가 많아져도 덕은 진척되지 않았다.

성현의 단계에 나아가지 못하고

마침내 일반 사람들의 귀결과 같이 될 것이 분명하다.

아아! 오늘은 새해 아침이다.

한 해가 또 바뀌었는데 나 홀로 옛 것에 의지하여 자신을 새롭게 하지 못하는가?

다섯 잠을 지어 평생의 근심으로 삼고자 한다.

蓋聞古之聖賢。其進德也靡日不新。無歲不化。惟日孜孜。死而後已。蓋欲盡爲人之道而無負於天之所與也。余生二十有七歲矣。行不中矩。言多違法。學苦而道不成。年長而德不進。其不至於聖賢。而卒爲衆人之歸也昭昭矣。噫。今日又是元朝也。歲且除矣。我獨依舊。而不自新乎。作五箴以爲終身之憂云。

其五篤志箴

독지(篤志)

사람에게는 본성이 있으니 천리에 근본하였다.

애초부터 선하지 않은 것이 없으니 누가 어리석고 누가 지혜롭겠는가?

성현이 나와 동류(同類)임을 알아서

이를 추구하면 얻을 것이지만 구하지 않으면 잃어버릴 것이다.

그 기미는 나에게 있을 뿐이니 감히 스스로를 권면하지 않겠는가?

탕 임금이 매일 자신을 새롭게 하였으며,

공자께선 먹는 것도 잊어버렸다.

문왕께선 미미(亹亹)하게 부지런하셨고, 백우(伯禹)께선 자자(孜孜)히 부지런하셨다.

하물며 나 같은 후학들이야 뜻은 크지만 힘은 미비하니

한번 게으름에 빠지면 도에 이르기를 기약할 수 있겠는가?

우물이 샘에 미치지 않으면 구인(九仞)의 깊이라도 무슨 이익이 있겠는가?

학문하는데 성인이 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면 이것은 스스로를 한정하는 것이다.

그만두고자 하더라도 할 수 없다는 것이 안자의 진력함이요,

임무는 중하고 갈 길은 멀다고 한 것이 증자(曾子)의 독력(篤力)함이다.

옛 사람을 스승으로 삼아서 죽은 후에야 그만 두어야 할 것이다.

저들이 어떤 사람인가?

실행하면 그렇게 될 것이다.

其五篤志箴

人有厥性。本乎天理。初無不善。孰愚孰智。乃知聖賢。與我同類。求之則得。不求則失。其機在我。敢不自勖。成湯日新。仲尼忘食。文王亹亹。伯禹孜孜。矧余後學。志大力微。一墮悠悠。造道可期。井不及泉。九仞奚益。學不希聖。是謂自畫。欲罷不能。顏氏之竭。任重道遠。曾氏之篤。我師古人。死而後已。彼何人哉。爲之則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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